우리가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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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이런 질문을 한다.

‘ 너무 늦어버린 건 아닐까요?’

신기한 건 20대 초반, 중반, 후반 심지어 30대 40대 50대 까지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연령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신기하지 않은가?

우리는 20대에도 30대가 되도 심지어 40~50대가 되도 너무 늦었다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한다. 

그리고 내년이 돼서야 또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도 그때라도 했더라면...’

‘그 때는 그나마 늦지 않았던 거 같은데...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한창 젊은 20대는 잘 마음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30세가 딱 되는 날 알게 될 것이다. 

20대라는 나이자체만으로도 얼마나 빠른 시기였는지..

굳이 자신의 삶을 두고 실험해보고 싶다면 말릴 재주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생각해 보고자 이글을 쓴다.


우리가 매년, 항상 후회하면서도 선뜻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왜?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해 보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일들을 끊임없이 해왔다.


개인차가 조금씩 있긴 하지만 누구나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시간을 들였고

노력을 했으며

비용도 투자가 됐다

그 가운데 많은 생각과 고민들까지

첨가하면 내 인생자체를 탈탈탈 털어 넣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생각한 것만큼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기대한 것과는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안맞는 일을 계속계속 하고 있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이유를 말하자면 “매몰비용” 때문이다.


경제학 용어라고 하지만 경제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어떤 선택을 할 때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치고 있고 항상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경제학에만 사용하기는 아까운 용어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매몰비용의 작용은 현재뿐아니라 우리의 과거 조상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쳐왔던 모양이다.

"가다가 중지하면 아니 감만 못하다"는 속담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을 하다가 도중에 그만두려면, 처음부터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뜻으로

즉, 한번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속담을 만든 조상님도 아마 매몰비용의 영향을 많이 받으신 분이였던 것 같다.


매몰비용에 영향을 받을 경우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예를 들어 보겠다.

사실 자신의 상황에서는 판단이 잘 서지 않는 일들이 많지만 다른 사람의 상황일 경우

내가 얼마나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한 능력자인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나의 선택에 있어서 얼마나 큰 오류를 범하고 있었는지도 알게 되는 좋은 기회일테니 

조금 얘기가 길거나 어렵더라도 조금만 참고 읽어보길 바란다.


1969년 프랑스와 영국이 합작 투자한 콩코드(Concorde) 비행기가 탄생

1976년부터 상업 비행을 시작했다. 콩코드 비행기는 기존 다른 비행기보다

2배 이상 빨라, 파리-뉴욕 간 비행시간을 7시간에서 3시간대로 단축했다.

하지만 높은 생산비, 기체 결함, 소음과 대기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견됐고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다가 

총 190억 달러 (약 22조)를 쏟아 부은 끝에 2003년 4월 27년만에 운행을 중지했다.


사람은 돈이나 노력, 시간 등을 일단 투자하면 그것을 지속하려는 성향이 강해지는데,

이는 낭비를 싫어하고 또 낭비한 것으로 보이는 걸 싫어하는 동시에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자기 합리화 욕구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과연 나는 안그럴거라고 생각하는가?


쉽게 말하면 매몰비용은 함몰비용이라고도 한다. 

배를 타고 가다가 최신 스마트폰을 바다에 빠뜨렸다. 스마트폰은 바다에 함몰됐다.

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는가?

전혀 NEVER~ 아깝긴 하다. 

하지만 아까운 걸로 끝이다. 

새로운 것을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


나도 매몰비용에 자유로운 사람은 아니었던 것같다. 적어도 20대에는..

대학교를 다닐 때 남자친구가 만원에 2명 예매가능한 할인쿠폰이 생겨서 영화예매를 했다.

하필 그 날 발표수업이 계속 길어져서 예상했던 시간보다 늦게 끝났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영화를 보러갔다. 퇴근시간에 걸려서 택시비가 만원이 넘게 나왔다. 

같이 기숙사에 살고 있어서 저녁은 기숙사에서 먹고 갈 계획이었지만 시간이 늦어서

영화관에서 파는 비싸고 맛없는 핫도그를 간신히 사서 들어갔다.

나는 평소 굉장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할인쿠폰을 써야된다는 덫에 걸린 순간 모든 이성적인 판단은 내려놓고 그저 예매해 놓은 영화시간에 

늦지 않게 가야된다라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결국 몇천원 할인되는 영화쿠폰 때문에 2만원이라는 돈을 더 쓰고 있다는 것은 까맣게 잊은 체..

사실 처음부터 깔끔하게 만원을 포기했다면 시간에 허겁지겁 쫓기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택시를 잡느라 수고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무거운 전공책을 들고 뛰어야 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며 

푸짐하고 맛있는 저녁대신 핫도그로 대충 저녁을 떼우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추가로 들어간 2만원이면 마음 편하게 저녁을 먹고 몸도 마음도 가볍고 여유롭게 영화를 볼 수 있었던 비용이다.

나는 충분히 다른 선택할 수 있었지만 처음에 들어간 만원 때문에 모든 이성적인 판단력을 상실하고 

연쇄적으로 힘든 길이 계속 이어지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휴대폰이나 영화는 나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한 것들은 아니기 때문에 

너무 심각하게 고민할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자기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점에서 매몰비용이라는 덫에 걸려버린다면 

나의 삶을 악순환의 늪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쯤은 꼭 생각해 봐야 된다는 것이다. 


휴대폰은 다시 살 수 있지만 내 삶은 다시 살 수 없지 않은가?


이처럼 이미 과거에 투자했던 비용도 노력도 시간도 되찾을 수 없다.

다시 시작해야 될 때는 과감히 다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서 생각을 해보자.

대학의 전공을 선택했을 때 전공이 안맞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이미 입학은 했고, 이미 친해진 친구들이나 선배도 있다. 이미 매몰비용이 생겨버렸다.

물론 전과나 편입을 하거나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그래서 자기 최면을 걸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한다.

‘다니다 보면 적응이 될거야~ 될거야~‘

‘나는 할 수 있다!’

‘열심히 하다보면 분명 좋아질거야~ 노력해서 안되는 게 어딨어? 화이팅!’

하면서 꾸역꾸역 다니다보니 어느덧 졸업이 가까워졌다.


그리고 전공을 거의 다 배웠지만 여전히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낀다.

하지만 어찌하리~ 배운 것이 이것뿐인 걸~ 그리고 어마어마한 등록금까지 들어갔고

그동안 공부하느라 노력한 것도 있고~ 아까우니 그래도 최대한 활용을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적성에 맞지 않지만 졸업장을 받는다.


그 후 전공과 관련된 취업을 알아본다.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취업이 됐다.

일을 하다보니 아~ 진짜 적성에 드럽게 안맞는다...


하루종일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적성에 안맞는 이 직장에서 썩어야 한다.

내 얼굴도 썩어있고 정신도 썩어가는 것 같다.


우리나라 말 중에 ‘어리석다’라는 말이 있다. 

본래 어원은 얼(정신)이 썩었다라는 뜻인데 어리석은 선택 때문에 진짜 얼(정신)이 썩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서 표정이 어두워지고 성격도 짜증스럽게 바뀌고 실제 급격한

노화진행으로 노안이 되는 친구들을 주변에서 많이 봤을 것이다.

반면,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들은 얼굴부터 자신감이 넘치고 빛이 난다.

자신감있고 밝은 얼굴은 성형수술한 것보다 몇 배나 큰 효과가 있으며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지금까지 매몰비용의 오류에 따른 선택을 해왔다고 해도 너무 자책하지는 말길 바란다.

미국 심리학자 해들리 아크스(Hadley R. Arkes)는 1985년 심리 테스트를 통해 개인적인 결정에서 

매몰 비용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50%나 된다고 연구결과를 밝혔다.

정상적인 사람들의 절반은 이러한 오류에 빠져 더 좋은 선택을 못하거나 제 때에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그 오류에 빠진 50%가 될 지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50%가 될 지는 전적으로 내 몫이다.


패배를 두려워하면 승자가 될 수 없다

넘어지는 것을 무서워한다면 평생 앉은뱅이로 지내야 한다.

-닉부이치치의 허그 中-


이 글을 다 읽었다면 자~ 이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나는 정말 지금 합리적인 선택과 판단을 하고 있는가?